너의 여름은 어떠니, 김애란
나의 짧은 서평
당신의 여름은 어떻게 기억되고 있나요? <너의 여름은 어떠니>의 '나'는 여름을 거치며 자라난다. '병만'과 '준우'를 통해 성장하는 '나'의 모습을 보며 우리의 지난 날들을 떠올려 '자라남'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보는 건 어떨까. |
우리는 각자 자신만의 여름을 가지고 있다.
해마다 새로운 여름들이 쌓여가고, 뜨거운 여름날들은 모이고 모여 우리는 익어간다.
그렇게 어른이 되어간다.
<너의 여름은 어떠니>의 주인공 '나'의 여름은 크게 3가지로 나뉘어 쓰여있다.
어린 시절의 여름, 대학생 시절의 여름, 현재의 여름.
어린 시절의 여름 기억에는 물놀이를 하다 익사당할 '나'를 구해준 '병만'이 있다.
비명도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조용히 물 속으로 빠질 위기였는데,
'병만'은 '나'를 구해낸다. 소리 없는 위기에서 구해냈다는 것은
나를 향한 시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병만'은 '나'를 좋아했다는 내용이 서술되어 있지 않지만,
다른 남자아이와 노는 '나'를 보며 심통이 나 내뱉는 말등으로 충분히 짐작 가능했다.
하지만 '나'는 이를 몰랐던 것 같고, 둘 사이는 친구로서 마무리된다.
대학생 시절의 여름에는 선배 '준우'가 있다.
'나'는 '준우'의 듬직하고 상냥한 모습과 자신의 부재를 알아주는 그의 어른스러움,
세심함에 반하게 된다. 하지만 마음은 전하지 못한다.
그저 짝사랑은 잔잔한 자국을 남겨 훗날 누군가 자신에게 사랑을 물었을 때,
'나의 부재를 알아주는 사람'이라고 답하게 한다.
이후 시간이 지나 들은 '준우'는 현실에 타협하고 살아가는 이전과 다른 모습이다.
그리고 현재의 여름. '병만'이 사고로 죽게 되어 장래식에 가야 하는데,
'준우'에게 연락이 온다. 촬영에 출연해달라는 간곡한 부탁에 장래식에 가기 전
'나'는 결국 방송국에 들린다.
방송 참여는 '나'에게 지옥이었다. 하지만 '준우'의 사과는 없었다.
그리고 관계에 대한 실날같은 희망마저 없애버린다.
문자로 계좌좀 넣어주라. 주민번호랑・・・・・・(p.38)
'나'는 마지막에 '준우'가 자신에게 다음에 보자는 말이라고 꺼낼까 기대하는
모습이었는데, 그가 꺼낸 말은 출연료 지급을 위한 말이었다.
사회생활을 하는 '준우'의 모습에는 대학생 시절의 빛이 없다.
현실에 타협한 그가 이해되기도 하면서 '나'의 좋아하는 마음을 이용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에 그가 얄미웠다. '나'는 장래식에 가지도 못 하고, 집으로 돌아와 눈물을 흘리며
'병만'과 '준우'를 생각한다.
'병만'은 '나'를 구해준 그날 사막에서 죽음을 일으키는 가장 큰 원인은
예상치 못해 속절없이 당하게 되는 비로 인한 익사라고 했다.
'나'는 사막에서의 폭풍우처럼 난데없는 감정을 겪는다.
이것은 '나'의 성장통이 아니었을까.
짝사랑의 완전한 끝, 친구의 죽음을 동시에 겪은 나는 감정의 폭풍우로 인해
정신 차릴 수 없을 만큼 힘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시간을 버텨내고 우뚝 섰을 때의 나는
이전의 뜨거운 여름을 지나 다음 여름을 가뿐히 이겨낼 수 있는 사람이 되어있을 것이다.
언젠가 최대한 멀리 나가려 도움닫기 해 올라탄 그네 위에서,
질 듯한 가슴을 안고 깨달았더랬다. '자란다는 것, 기분 좋은 일이구나."(p.25)
폭풍우가 지나면 '나'는 또다시 이 말을 되네이지 않을까.
'나'의 다음 여름은 어떨지 궁금하다. 예측할 수 없는 우리의 여름날들은
우리를 힘들게도 하지만 더욱 단단하게도 만들어준다.
폭풍우가 지난 뒤가 어느 때보다 맑은 것처럼 아픔은 우리를 성숙시킨다.
여름의 조각을 모아 완성시키는 것이 삶의 재미 아닐까.
표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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